결정



이장욱



아침에 깨어나면 모든 것이 멈출 것이다. 

사소한 돌멩이들이 차갑게 침묵할 것이다. 

사물들은 후퇴할 것이다. 


나는 약속을 취소한다. 

세면과 식사 준비와 출근을 취소한다. 

창문이 얼어붙는다. 

바깥과 안의 대기가 격렬하게

단단한 물방울을 만들고 있다. 서서히

모든 것이 정지한다. 

이제 유리는 어느 먼 곳의 금속,

어지러운 지평선에서 이상한 마음이 불어온다.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싶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반성해서는 안 된다. 

나에게는 신비로운 과거가 없으며,

나에게는 늙으신 아버지가 있으며,

나는 오로지 지금 이곳에 있다.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시작된다. 

단 하나의 생각이 

나를 결박한다. 

나는 얼어붙는다.

오 분 전과 머나먼 미래가 한꺼번에 다가온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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